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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모조모

주인이 없는 집

주인이 없는 집


낮에는 잠만자고 밤에는 뛰어노느라 시끌벅적하던 집이 조용하다.
집에 살던 집주인이 없기 때문이다.
토리가 떠나고 주인이 없는 집???  너무나 쓸쓸해 보인다.
 

"얘 죽었어...."

"피......"
난 신랑이 장난치는 줄 알고 그냥 웃고 지났쳤다.
하루일과를 모두 마치고
"토리야 밥먹자. 그만자고 일어나... "
하며 문을 열었는데 움직이지 않았다.
다른때는 문을 열기만하면 자다가도 벌떡일어나서 돌아다녔는데 꼼짝도 하지 않았다.
손을로 건드려 보았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어?? 어떻해.. 토리가 움직이지 않아... 죽었나봐...  이상해...."
"어디?? 정말???  "
하면서 예림이가 쫒아왔다.
"어... 어떻해...."
믿어지지 않는지 예림이는 토리를 꺼내어 손바닥위에 놓고 자꾸만 만져보았다.....
그제서야 신랑의 말이 장난이 아닌 사실이란걸 알았다.
신랑은 예림이가 상처받을까봐 말을 않하고 자연스레 내가 말하길 원했던것이다.
순간 예림이의 얼굴빛이 이상해졌다.
계속  어떻해... 어떻해.... 만 중얼거렸다....
하긴 나도 가슴이 살짝 짠~~~~~~~~~ 했으니 예림이는 더 했겠지....
"예림아 우리 토리 묻어줄까?"
"응...   지금 가서 묻어주자..."
"지금??? 깜깜한 밤인데??? 더구나 밖에 비도 온단말야...내일 하자."
"싫어 지금하자......"
금방이라도 울것같은 예림이를 보며 내일로 미룰순없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옷을 챙겨입고 우산이랑 호미를 들고 밤 10시에 밖으로 나왔다.
어디가 좋을까 여기저기 돌아다니가 결국엔 집근처 화단에 묻기로 했다.
"예림이가 학교갈때나 친구들하고 놀때나 이 화단앞을 제일 많이 지나다니니까 여기에 묻어주자..."
"음... 내가 맨날 보구 다닐꺼야.. "
예림이는 표시를 한다며 작은 돌맹이를 갖다놓고 잘가라며 인사를 했다.
"엄마 토리가 죽는거 하느님이 알고 비가 오는것같애.."
"..........."
그런 생각까지 하다니  난 할말이 없었다.
"예림아 우리 토리 묻어놓은 자리에서 꽃이 피면 그 꽃을 햄토리 꽃이라고 부르자..."
"그래 엄마"
림이의 얼굴이 활짝피어났다...

내가 예림이정도 나이가 되었을때 우리집에서 키우던 바둑이가 죽었었다.
엄마는 짐승도 늙어서 죽을때까지 같이 살면 묻어주는게 의리라면서 내가 자주 다니던 곳에 묻어주었었다.
그때생각이 잠시 났다.

집으로 들어오면서 예림이에게 그때 얘기를 들려주었다.
먼~~~~훗날 예림이가 커서 기억해주길 바래본다.
햄스터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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