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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모조모

엄마의 대한 추억 2

엄마의 대한 추억 2


"불우이웃돕기성금 내일까지 꼭 가져오고 청소당번은 청소깨끗이 하도록... 이상"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지만
"불우이웃은 내가 불우이웃이니깨 날 도와달라겨... 뭔 놈의 성금여... 얼어죽을..."
울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당연 나는  말을 할리가 없다.....
12살인 내가 12년 동안 겪어온 엄마는 그렇다...

공책이 다 써서 사야한다고 얘기하면 공책을 검사했구 중간에 낙서라도 발견되면 
사흘 밤낮은 혼났다...
필통속에 연필은 항상 몽당연필들이 키제기를 했구
어쩌다 키가 크다싶으면 다쓴 볼펜깍지에 끼운것이었다...
학교에서 우유를 시켜먹었는데  우리반에 안먹는 아이가 서너명정도 있었는데
난 그중에 안먹는??? 아니 못 먹는 아이였다...
운동화는 학교갈때만 신고 집에서는 고무신을 신었었구
운동화 밑바닥이 다 닳아서 깔창이 보여야지 새 신발 구경을 했다...
그것도 언니한테 물려받아서 그럭저럭 신을만한게 있으면 물 건너가곤 했다..
언니들이 입었던 옷이나 신발, 가방, 모자등등등......
우리언니들만이 아니고 이모네 언니들이랑 고모네... 하물며  건너편에 사는 언니꺼.............후우...
"무슨 우리집은 고물상도 아니고 챙피하게 "
"깨끗하게 빨아서 입고 신고 하면 되지 챙피하긴 뭐가 챙피하다구 헌댜...
챙피한거는 도둑질하는 거허구 그짓말 허는겨... 알기나혀... "
2남 6녀중 막내딸인 나에겐 이렇게 12년을 살다보니 그냥 그렇게 체념을 한 것이다,..

1학기때 담임선생님이 사정으로 전근을 가고 새로운 담임선생님이 왔다..
예쁘던 여자선생님이 하루 아침에 못생기고 늙은 남자선생님으로 변신했다...
"다음주 월요일까지 수련장을 사오도록... 아침마다 풀고 시험도 볼꺼니까....꼭 사오도록..."
"일났다...우리 엄마는 사줄까??? 안 사줄텐데....."
그동안 그래왔듯 당연이 안 사줄꺼라 생각하고 난 엄마한테 말하지 않았고
난 그중에 안사는 아이??? 못 사는 아이에 속했다...
다행이 내 짝꿍은 수련장이 있었다..
아줌마는 방앗간을 하고 아저씨는 약국을 하는 꾀 부잣집이라 불리던 집에 잘생기고 착한 남자짝꿍이었다...
아침마다 짝꿍이랑 같이 수련장을 보고 공부했다...
선생님이 바뀌면서 학기도 바뀌도 짝꿍도 바뀌었다...
수련장덕분에 금방 친해졌고 짝꿍덕분에 난 매일이 즐거웠다..
우유도 가끔씩 먹을수 있었고 방앗간에서 떡이라도 하는 날이면 맛있게 떡도 먹을 수 있었다...
한번은 교실에서 짝꿍이랑 종이 인형 놀이를 했다...
살 돈이 없어서 맨날 공책 뒷장에 그려서 가위로 오려서 인형놀이를 하던 내가 불쌍했는지 .........
잘 기억이나진 않지만 짝꿍이 예쁜 종이인형놀이를 사줬기때문에 학교 끝나고 같이 남아서 인형놀이를 한것이다..
그바람에 남자아이들이 짝꿍을 놀렸구 싸우다가 선생님한테 들켜서 종이인형놀이 뺏기고 한참동안 복도를 청소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집이 가난하긴 했지만 집 주변에 과일나무가 아주 많았다....
제일로 맞있게 익은 감을 따서 애지중지 깨질까봐 조심 또 조심하며 짝꿍한테 갖다주려고 아침일찍 서둘러서 학교로 갔다...
수업시간이 다 되어도 짝꿍은 오질않았다..
첫째시간이 끝나도.....
둘째시간이 끝나도....
"학교 끝나면 집에 가봐야지 ... 아픈가????"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께서 말했다..
내짝꿍이 전학갔다고 멀리 서울로 이사갔다고 나한테 수련장 꼭 주라고 했다면서 건네주었다..
수련장속엔 종이인형놀이가 들어있었다..
난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순댕아 밥 먹어... 먹기 싫어..."
"옴마 내 짝꿍이 이거 주고 이사갔어... 서울로 갔다는데 이거 나 주고 갔어."
엉엉 울었다... 너무 서운하다고 ... 감 주려고 따갔는데 주지도 못했다고...엉엉 울었다...
엄마는 날 꼭 끌어안고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또 난 사흘 밤낮으로 혼났다..
왜??? 수련장 사달라고 말 않했냐고 ... 미련을 떤다고 ......... 공부하는 건 말하라고 말이다... 
울엄마는 언제나 절약해라...아껴라... 귀가 따갑도록 말씀하셨다..
70하고도 4살이 더 드신 지금도 백원짜리 하나 헛되게 쓰시는 법이 없다...
하긴 그렇게 하셨으니까 혼자몸으로 팔남매를 키우셨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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